📖 퇴사 후 시스템으로 레벨업
퇴사와 시스템 각성: 새로운 계획
강민호는 시스템 창의 '미션 수락' 버튼을 누르는 순간, 화면이 일렁이며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미션 수락 완료. 남은 시간: 71시간 58분 12초.] 그리고 시스템은 조용히 사라졌다. 방 안은 다시 적막에 잠겼다.
냉장고의 웅웅거리는 소리만이 유일한 생명체였다. 그는 깊은 숨을 내쉬며 노트북을 덮었다. 손끝이 떨렸다. 방금 전까지의 일이 꿈만 같았다.
하지만 벽에 걸린 시계는 똑딱거리며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알렸다. 강민호는 무의식적으로 과거 영업 비밀 노트를 펼쳤다. 10년간의 기록이 빼곡히 적힌 노트. 그 안에는 단골 거래처였던 '대성물산' 김 부장의 연락처가 있었다.
김 부장은 강민호가 신입 시절부터 챙겨준 은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상황일지 알 수 없었다. 강민호는 주저하다가 휴대폰을 들었다. 새벽 5시.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그는 노트를 덮고 다시 누웠다. 하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어머니의 병원비, 박성준의 얼굴, 시스템의 미션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일어났다. 지금은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었다. 그는 옷을 챙겨 입고, 노트북 가방을 메었다. 목적지는 정해져 있었다.
대성물산이 있는 구로디지털단지. 그는 반지하 방을 나서며 결심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해낸다. 구로디지털단지에 도착한 강민호는 대성물산 사무실 앞에 서 있었다.
유리문 너머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문을 열었다. 접수처의 여직원이 그를 의아하게 바라봤다. "강민호 과장님?" 강민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김 부장님 계신가요?" 여직원은 잠시 망설이다가 안쪽을 가리켰다. "부장님, 손님 오셨습니다." 잠시 후, 중년의 남자가 사무실에서 나왔다. 김 부장이었다. 그는 강민호를 보자 표정이 굳어졌다.
"강 과장, 무슨 일로?" 강민호는 정중하게 인사했다. "김 부장님, 오랜만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작은 무역 중개 건을 제안드리려고 왔습니다." 김 부장은 눈썹을 찌푸렸다. "강 과장, 자네 회사 그만두지 않았나?" 강민호는 순간적으로 당황했지만, 이내 침착하게 대답했다.
"네, 퇴사했습니다. 그래서 독자적으로 일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김 부장은 고개를 저었다. "미안하지만, 지금 우리 회사는 박 팀장님과 거래하고 있어. 자네와 거래할 이유가 없어." 강민호는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하지만 그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김 부장님, 제가 제안드릴 건 단순한 중개가 아닙니다. 최근에 베트남 쪽에서 새로운 거래처를 발굴했습니다. 기존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김 부장은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견적서를 내일까지 가져와 봐.
그때까지 기다려 주지."라고 말했다. 강민호는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반드시 준비하겠습니다." 사무실을 나온 강민호는 주먹을 꽉 쥐었다.
견적서. 사무실도, 팀도 없는 그가 혼자서 만들어야 했다. 그는 근처 카페로 들어가 노트북을 열었다. 하지만 손이 떨렸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때, 시스템 창이 다시 나타났다. [기본 협상 스킬 Lv.1을 활성화하시겠습니까?] 강민호는 주저 없이 '활성화'를 눌렀다. 그러자 갑자기 머릿속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노트북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과거의 영업 데이터, 시장 분석, 가격 전략. 모든 것이 저절로 정리되었다. 몇 시간 후, 완성된 견적서가 화면에 떠올랐다.
강민호는 메일로 김 부장에게 보냈다. 그리고 시스템 창이 새로운 알림을 표시했다. [성실성 보너스: 경험치 +50 획득.] 강민호는 피로감을 느꼈다. 하지만 성취감이 그를 채웠다.
견적서를 보낸 직후, 강민호는 휴대폰을 확인했다. 문자 메시지가 하나 와 있었다. 발신자는 이다은. 대학 후배였다.
그녀는 투자 심사역으로 일하고 있다고 들었다. 강민호는 메시지를 열었다. "선배님, 안녕하세요? 이다은입니다.
혹시 창업 생각 없으세요?" 강민호는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창업. 그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생각하면, 어쩌면 그게 답일지도 몰랐다.
그는 답장을 고민했다. "창업이라..." 그는 과거의 자신을 떠올렸다. 대기업에서 안정적인 삶을 꿈꿨던 시절. 하지만 그 꿈은 박성준에 의해 산산조각 났다.
강민호는 결심했다. "좋아, 한번 해보지." 그는 답장을 보냈다. "이다은 씨, 오랜만이에요. 창업이라...
관심 있습니다. 시간 되시면 커피 한잔 하실래요?" 메시지를 보내고 나니 마음이 이상하게 설레었다. 대학 시절, 그는 이다은에게 호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사회생활에 치여 그 마음을 접어야 했다.
지금은 어떨까. 강민호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었다. 그는 다시 노트북을 열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이다은에 대한 기대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는 시스템 창을 확인했다. [미션 진행 상황: 100,000원 / 1,000,000원.] 아직 갈 길이 멀었다. 하지만 첫걸음을 뗐다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강민호는 카페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휴대폰이 진동했다. 메시지가 도착했다. 발신자는 이다은이었다. 그는 화면을 열었다.
이다은의 메시지: "선배님, 투자 심사역으로 복귀했어요. 혹시 창업 생각 없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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