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사 후 시스템으로 레벨업
퇴사와 시스템 각성: 대가
회의실의 공기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강민호는 마주 앉은 인사팀장의 입술이 '명예퇴직'이라는 단어를 내뱉는 순간, 자신의 10년이 한 장의 종이로 접히는 소리를 들었다. "강 과장님, 회사의 어려운 상황은 아시죠? 이번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셨습니다." 인사팀장은 서류를 밀어내며 시선을 피했다.
강민호는 아무 말 없이 서류를 집어 들었다. 10년간 밤새며 쌓아온 해외영업 실적, 그가 따낸 계약들이 이제는 아무 의미 없게 느껴졌다. 회의실을 나서는 그의 뒷모습은 무너지지 않으려는 듯 단단했다. 복도를 지나며 익숙한 풍경이 스쳐 갔다.
자신이 키운 후배들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지만, 그 눈빛에는 연민과 경계가 섞여 있었다. 퇴사 절차를 마치고 사무실을 정리하는 동안, 그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병원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 "보호자분이시죠?
어머니 수술이 다음 주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아직 수술비가 입금되지 않아서 연기되었습니다." 강민호의 손에서 서류 봉투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모든 것이 한꺼번에 무너지고 있었다. 퇴사 당일, 강민호는 회사 건물을 나서며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봤다.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그를 불렀다. "과장님, 아니 이제는 그냥 강민호 씨라고 불러야 하나?" 박성준이 웃으며 다가왔다. 그는 강민호의 후배였지만, 이제는 해외영업팀 팀장 자리를 꿰찬 인물이었다. "회사가 이렇게까지 하다니, 참 안타깝네요.
그동안 고생 많으셨는데." 박성준의 말투에는 조롱이 가득했다. 강민호는 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네가 그 자리, 오래 못 버틸 거다." 박성준은 웃음을 터뜨렸다. "과장님, 그런 말씀 하실 때가 아니죠?
어머니 수술비는 어떻게 하실 거예요? 아, 죄송해요. 제가 너무 아는 척했나?" 강민호의 주먹이 단단해졌다. 그는 참았다.
여기서 싸우는 것은 자신을 더 초라하게 만들 뿐이었다. 그는 아무 대꾸 없이 걸음을 옮겼다. 퇴직금 통장을 확인한 강민호는 절망했다. 퇴직금은 이미 대출 상환으로 묶여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가게를 정리하며 진 빚이었다. 병원비를 마련할 방법이 없었다. 그는 반지하 방으로 향했다. 좁고 눅눅한 방, 창밖으로는 사람들의 발만 보였다.
냉장고에는 김치와 라면 몇 개가 전부였다. 강민호는 노트북을 열고 이력서를 수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업계 평판은 이미 나빠져 있었다. 박성준이 퍼뜨린 소문 때문이었다.
"계약을 중간에 빼돌린 사람", "회사에 손해를 끼친 사람". 그는 몇 군데에 이력서를 넣었지만, 답변은커녕 열람조차 되지 않았다. 시간은 흐르고, 어머니의 수술은 점점 더 멀어져 갔다. 강민호는 주먹으로 벽을 내리쳤다.
"젠장!" 손등에서 피가 흘렀지만, 아픔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때, 방 안에 낯선 소리가 울렸다. [시스템 알림] 강민호는 눈을 비볐다. 자신의 앞에 반투명한 창이 떠 있었다.
[퇴사 후 시스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현재 상태: 무직. 보유 스킬: 해외영업(고급), 협상(중급), 네트워킹(고급).] 강민호는 혼란스러웠다. "환각인가?" 그는 손을 내저었지만, 창은 사라지지 않았다.
[첫 미션: 72시간 내에 100만 원을 벌어라. 보상: 스킬 포인트 10, 숨겨진 능력 해금.] 강민호는 시스템 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100만 원. 지금의 그에게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하지만 그는 이를 악물었다. "해볼게." 그는 과거 영업 비밀 노트를 꺼내 들었다. 10년간의 노하우가 담긴 노트였다. 그가 직접 작성한 고객 리스트, 협상 전략, 성공 사례.
강민호는 노트를 펼치며 생각했다. "아직 나에게는 이게 있다." 그는 시스템이 진짜인지 확인하기 위해, 가장 먼저 떠오른 고객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상대방은 그의 사정을 이미 알고 있었다. "강 과장님, 미안하지만 이제 우리 회사는 박 팀장님과 거래하고 있어요." 전화가 끊겼다.
강민호는 연속으로 몇 군데 더 연락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모두 박성준이 이미 손을 써 놓은 상태였다. "이 자식..." 강민호는 노트를 덮었다. 시스템 창은 여전히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션 수락 여부를 선택하세요.] 그는 주저하지 않았다. "수락한다." 강민호가 '수락'을 선택하는 순간, 시스템 창이 새로운 메시지를 표시했다. [미션 수락 완료. 남은 시간: 71시간 59분 59초.] 그리고 화면 아래에 커다란 버튼 하나가 나타났다.
버튼은 붉은 빛을 내며 깜빡이고 있었다. 시스템 창에 '미션 수락' 버튼이 깜빡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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